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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오늘도 택하겠습니다 (박용택 에세이)

Woomii 2022. 1. 1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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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포장 뜯기 전 한장!

나는 99년부터 20년 넘게 프로야구를 즐기고 있는 팬이고, 그 중에서도 미운 LG 트윈스의 팬이다.


1999년 7월 30일 금요일 꼬꼬마였던 나와 아버지는 공짜표가 생겨 같이 갔던 잠실야구장에서 LG 와 삼성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LG 계열사 표를 얻어서 LG 경기를 가게 되었고, 그날 하필이면(?) 트윈스가 당시 라이언킹 이승엽이 있던 라이온즈를 8대 5로 꺾고, 승리팀이 되었다.

 

그날의 신문 기사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자연스럽게 LG Twins의 팬이 되었다.

 

그 후 LG Twins는 2002년 4위로 시작해 한국시리즈 까지 가는 투혼의 역사를 써나갔지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통한의 쓰리런&끝내기를 맞고 아쉽게 고배를 삼키게 되었다.

어린 나는 한국시리즈라는 곳이 이렇게 가기 어려운 곳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냥 한경기 보듯 흘려 보냈었다.

 

그러나!! 그 경기는 10 여년간 트윈스의 마지막 가을 야구 경기였고, 사람들 그리고 나도 우리팀은 암흑기에 빠졌다고 자조 섞인 시선으로 야구를 바라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3 시절 수능 몰래 독서실 가는 척 친구랑 인천 문학구장을 찾았다가 전광판에 '수능 100일 화이팅!' 이라는 문자를 보고 벌써 100일밖에 안남았나? 했을 만큼 꾸준히, 

2013년 야구에 미쳐 포항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직관, 군산 경기장 등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른번도 넘게 야구장을 찾아다니면서 11년만의 가을야구애 눈시울 붉힐 만큼 열심히

트윈스 팬으로 살았던거 같다.

 

그 2002년부터 기나긴 암흑기의 터널 2013년을 지나 2020년 까지도 트윈스의 라인업 한자리는 바로 그의 차지였고, 트윈스 팬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면서도 그가 나올 떄면 한결 커진 목소리로 그의 이름과 응원가를 목놓아 외쳤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그는 어김없이 점수가 필요할 때는 점수를, 자존심이 무너졌을 때는 우리의 자존심을 세우는 한 방을 날려 주었다.

그런 그를 팬들은 더 애정을 갖고 바라보았다.

 

바로 그는 트윈스의 심장 박용택이다.

 

친필 싸인 포토카드까지 증정한다고 해서 바로 초판 예약 구매하였다 (이건사야지ㅠㅠ)
지금과 똑같으시다 ㅋㅋㅋ

 

 

책속 한 문장

 

물론 책을 읽으며 아래의 문장들 말고도 모든 부분 하나 하나에서 박용택 선수, 인간 박용택의 깊은 생각과 성장과정,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들을 보며 겉으로 보여지는 기록이나 그라운드에서의 모습보다도 훨씬 더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들을 몇개 보았다.

 



“준비되면 그때 말하거라”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아버지의 그 말씀이 생각난다.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조언이나 얼마나 다급한 일이지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위해 준비했고 힘들고 어려워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각오임을 살피게 된다.
(30-31p, 준비 되면 그 떄 말하거라)

처음에는 응원가나 등장곡이라는 것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노래가 그렇게 중요하다는 관심이 적었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팀, 다른 팀 팬들까지도 내가 정한 등장곡과 응원가가 좋다고 인정을 했고, 무엇보다도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였기 떄문에 곡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중략)

그리고 노래가 주는 힘이 그렇게 센지도 몰랐다. 우리 선수들도 등장할 때나 경기 중에 내 노래가 나오면 의지가 되고 힘을 내게 된다.
(131p, 갑자기 들을 수 없게 된 나의 응원가)

우리는 프로야구 선수잖아. 프로는 결과를 내는 선수야, 여기서 결과를 마음대로 낼 수 있는 사람 있어? 아무도 없지! 그러니까 우린 좋은 과정을 거치는 사람들인거야. 좋은 과정을 거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사람인 거지. 내가 노력한 만큼, 좋은 과정을 거쳤던 만큼의 결과를 받으면 감사할 수 있어야 해
(168-169p, 기록보다 중요한 것)

선수로서의 도전은 끝났지만 내 삶의 도전은 이제 출발점에 서있다. 난 이미 알고 있기에 겁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처음에 꿈꿨던 자리는 아닐지라도 나한테 딱 맞는 내자리에 오를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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